[지킴]남친 부모님한테 서른에 결혼 안한다고 혼났습니다

HunIT 2017. 2. 2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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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하게 음슴체로 쓸게요.


나는 올해 서른된 평범한 여자임.


인서울 4년제 나와서 졸업하자마자 운좋게 취직했고 학교때 죽어라 공부만 하고 알바만 해서 여유가 없었음.

남들 다하는 과팅 여행 이런건 나한테 사치였음.

우리집이 어렸을때부터 부모한테 기대는건 나쁜버릇이라며 등록금도 첫등록금만 가불해주시고 나마지부턴 내가 장학금받고 감면하고 학교 다녔음.

너무 힘들고 장학금 못받을까봐 전전긍긍해하면서 다닌게 한이될 정도로...

취직해서 돈모아서 부모님께 빌린 원금 갚고 회사랑 집이랑 멀어서 회사근처에 원룸얻어서 살고 있음.

벌이가 썩 좋은건 아니지만 나혼자 먹고살기엔 충분했음.

그러다 고등학교 동창의 주선으로 27에 소개팅을 봤고 서로 맘에 들어 만난지 한달만에 사귀게 됨.

남친은 허우대도 멀쩡하고 무엇보다 말을 이쁘게 해서 참 좋았음. 연애하면서 서로 부모님 한번도 실제로 뵌적은 없고 영상통화로 두번?인사드린적 있음..나만.


남친 고향은 대구가 아닌데 남친아버지가 대구로 발령받으면서 부모님이 대구에 사신지 8년?정도 된다고 함.

남친은 학교랑 회사때문에 대구에서 산적이 없고 서울토박이임.


근데... 작년 7월에 남친이 조심스럽게 물었음.

같이 대구내려가면 안되냐고. 나는 일단 이유를 물었음.

우물쭈물하길래 솔직히 말하라고 했더니 부모님이 날 보길 원한다 하심. 아 뭐 아들여친 궁금해서 그러신가?했더니

정식으로 자리 갖자고 하심.

뭔 뚱딴지같은 소린가 해서 뭔소리냐 하니... 날 며느리로 점찍어놨다는 말씀이심. 아니 얼굴도 폰으로만 두번 뵙고 거기에 나는 남친부모님얘기를 들은적도 없는데 웬 며느리...??


솔직히 남친이랑 결혼생각이 없는것도 아닌데 있는것도 아님..

고등학교때 한번 대학교끝물에 한번.. 짧았지만.

그리고 남친이 세번째임. 나는 주위에 결혼한 친구가 몇 있는데 결혼괜히 일찍했다 다시시간을 되돌리고싶다 라는 말을 주입돼있기때문에 결혼에 별 생각이 없었음. 하더라도 더 벌어서 안정되면 하자는. 솔직히 남자도 3번사귀어보고 결혼하는것도 아닌것 같고 지금 연애하면서 드는 감정은 연애.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결혼이 너무 서두른 느낌.


솔직히 불편하다 말씀드림. 남친이 나랑 결혼하기 싫어?하고 장난스럽게 물어보는데 그건 모르지. 우리 만난지 2년도 안됐는데 벌써 결혼이야기 나오는것도 웃기고. 그리고 난아직 결혼생각이 없어. 남친 지랑 하기 싫다는 소리로 듣고 일주일간 삐졌음.

하지만 난 달래주고 그남자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전혀없었기에 삐지든가 말든가 였음. 차라리 밥한끼 먹는게 낫지 나도모르는 며느리 대접이라니.



결국 대구에 안갔음. 남친이 뭐라고 둘러댔을진 모르지만 자기가 그냥 알아서 잘 얘기했다고 둘러댐~~

친구한테 말했더니 안찝찝하녜서 전혀. 



그렇게 안보는가싶더니 그 일있고.. 며칠전에

기습으로 남친부모님과 강제로 저녁을 먹게 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전날부터 저녁 같이 먹자고 조르는 남친한테 오늘 동료 생일이라 저녁에 밥먹기로 한거 잊었냐. 난 분명 전부터 말했다. 했더니 계속 조르는거임. 잘 안부리는 애교까지 부리면서. 하지만 딱 거절함. 선약을 중요시하는 편이라...


동료들끼리 빕스에 도착해서 주문하려고 하는데 누가 뒤에서 날 일으켜세운거임. 보니까 남친이었음.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 했더니 나중에 보니까 남친이 회사동료한테 말해서 오늘 서프라이즈해줄건데 ㅇㅇ씨생일이라고 튕긴다고. 좀 도와달라고해서 자기가 여기 왔다고 함.

(남친 친한형 와이프임)

남친이 저쪽 끄트머리로 데려갔는데 웬... 부부가 날 쳐다보고 있는데 남친 부모님이었음. 인사해~하면서 날 앉히는데 앉자마자 다시 일어나서 인사부터 함..

솔직히 표정관리도 안됐음. 그분들도 날 탐탁치 않아하는 것 같았고. 남친은 싱글벙글하면서 지엄마한테 뭐드실래??하면서 메뉴추천해주고...

남친 아버님은 날 뚫어져라 보고.

그리고 왜 하필... 회사식구들 있는데서 강제식사를 해야하는지 짜증났음.

주문하고 화장실좀 가려고 했는데 타이밍...

솔직히 그냥 아줌마아저씨라고 할게요.

아줌마-왜?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나-아니에요...

아줌마-들으니까 ㅇㅇ랑 동갑이라던데. 88년생?

나-네.

아줌마-실물이 더 낫네~근데 저기는 회사사람들?

나-네.

아줌마-아무리 그런게 중요하더라도 어른들 생각해야지. ㅇㅇ씨 보려고 우린 대구에서 올라왔는데. 배도 고프고.

나-전 오늘 오시는지 몰랐어요.

남친-엄마~오늘 내가 서프라이즈로 데리고온거야. ㅇㅇ이도 몰랐어.

아줌마-그래도 남자친구 부모님보면 밝게 인사해야지~어째 표정이 안좋은거같어?

날 디스하는건지 뭔지... 말투 하나하나에 가시가 박혀있었음.

당장이라도 벅차고 나가고 싶은데 내손을 테이블 밑에서 꽉 잡는 남친이. 나중에 들으니까 참으라는 뜻이였단다...


남친 아버지-여자나이 서른이면 시집가야되는거 아니냐. 늦은거지?

아줌마-그치. 애도 낳아야되는데 후딱 결혼해야겠네.

아저씨-언제 할건데?

나는 왜또 그얘기가 나와서... 남친은 지가 알아서한다 그러고. 알아서 하긴 뭘 알아서 해.

나-저는 아직 결혼생각이 없어요.

어른들눈에는 내가 당돌하고 뜻이맞지 않아 생각없는걸로 보이겠지만 난 할말은 해야한다고 생각함.

그말할때 든 생각이 '아 나는 헤어져야겠다. 후회없이 할말다하자'라는 심정으로 말한거였음.

남친은 당황하고... 어른들도 날 이상하게 보고.

그 이후로 왜 안하냐며 충고와 동시에 날 혼내고 빨리 하라며 화까지 냈음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음. 도대체 남친놈이 중간에서 어떻게 했길래 처음 보는 여자한테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걸까.

아니 혹시라도 동료들이 이걸 듣고 있을까봐 창피했다. 주위 사람들 다 쳐다보고......

더 얘기를 나눌 필요가 없는거같아서 전화온척하고 가방들고 일어났음. 화장실에 갔는데 나 오는걸 따라온 동료가 걱정과 동시에 같이 욕을 해주었음. 동료가 그냥 집에 가라는데 인사는 하고갈지 말지 걱정했는데 동료가 ㅇㅇ씨 너무별로라고. 헤어져라. 결혼해도 시집살이 뻔하네. 라는 말에 정신번쩍 들어서 그냥 나감.


몇분뒤에 남친한테 전화가 왔고 난 집에가는중이라니까 차마 화는 못내고 나중에 얘기해 하고 끊었음.

너무 어이없고 생각할수록 화가나서 오늘 끝장을 내더라도 따져야겠다 싶었음.

얼마 안돼서 동료한테 전화가 옴.

자기네들끼리 밥먹고 있는데 나 나가고 남친 아빠한테 남친 혼나고 엄마도 내 욕을 했다고 함.

남친 그 와중에 내편.. 아니 내 입장에서 얘기는 커녕 우물쭈물 바보처럼 있다 갔다함..

더 열받았음.


한시간 뒤에 전화가 옴. 받음. 받자마자 화참는 목소리로 지금 갈테니 만나자 함. 됐다 함. 그랬더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도망가는게 어딨냐. 나는 오늘 니가 대접한다고 큰소리 뻥뻥쳤는데 그냥 가냐? 이러길래 내가 언제 대접한다 그랬냐고 서로 막 싸움. 자기는 그냥 한번만 자리에 앉아서 같이 밥먹었으면 이쁜 며느리 됐을텐데 왜 고생을 사서 하냐고. 나중에 자기 부모님 얼굴 어떻게 보려 그러냐고...?

아직 상황파악 안되나봄... 헤어져야겠다는 판단이 들고 헤어지자함. 그랫더니 전화로 헤어지는건 예의가 아니다. 만나자. 하길래 그럼 니가 아까 했던 행동은 예의지킨거냐?? 야 그럼 너도 내가 말 안하고 우리엄마아빠랑 밥먹자그럼 좋냐? 우리아빠도 너 별로래. 너도 한번 아빠한테 혼나보고 디스당할래? 그럼 좋냐??하고 막 따짐.

원래 야야 안하는데 욱해서 둘다 쌍소리하고 헤어짐.


걔는 욱해서 헤어지자고 한건데 난 진심이었음.

회사에서는 헤어진걸 안말하면 내가 충분히 바보되는 상황이고 안좋게 얘기가 퍼질게 분명하니 내가 찼다고 함.

분명 지 친한형통해서 귀에 들어가겠지!



나는 정말 열심히 달려온 내 20대가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내자신이 스스로 안쓰러움...

어째 만나는 남자마다 이럴까...? 

이번에 잘 헤어졌다 생각하고 다시는 그런사람 만나지 말아야겠음.....

서른이면 . 젊은거 아닌가... 결혼에 늦은 나이는 아니지 않나.

요즘시대에 내가 부잣집에서 태어난것도 아니고 4년제 다니면서 스스로 학비해결하고 취직하고 자리잡는데 세월 다썼는데

왜 서른이란 나이가 결혼하기 늦은 나이. 여자는 시집가야만 하는 나이고 남자는 한창때라는건지 참.


그일 있고나서 더 오기가 생기고 괜히 결혼늦게하고싶은 맘까지 생김;;


저같은 분들 또 없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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