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예민한 남자친구와 결혼
양가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날짜를 잡아야 되는 이마당에 이사람과 결혼해도 될지 너무 고민이 되어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ㅠㅠ 폰으로 적어 오타가 있을 수도 있어요. 너무 횡설 수설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20대 후반의 원래 결혼에 관심이 있지도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엇습니다. 2년전에 우연히 만나 사귀다 보니 결혼을 하고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은 남자가 생겼습니다.
둘다 예술쪽에 종사하고 있던 터라 남자친구의 일반적인 남자 보다 뛰어난 섬세함과 미적 감각에 한눈에 반하였습니다. 또한 운동과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 저와 잘 맞는 그와 지속적으로 즐거운 이야기가 오가고 가까워지게 되며 사귀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저는 13살 차이가 납니다. 적어도 5살 이상을 만나왔던 터엿지만 이렇게 까지 나이차이가 나는 연상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지요. 연상을 좋아했던 이유는 기댈 수 있고 어린 친구들 보다는 조금 더 자상하게 보듬어 주는 그런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기대했던 연상으로써의 안정감과 기댈 수 있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나이가 많다고 다 그런 성향의 사람은 아닐텐데 말이죠.
초반에는 너무 좋았던 섬세함이 예민함으로 바뀌어 저를 옥죄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연애 초반에는 연락을 하다가 화장실을 가거나 책을 찾거나 일상적인 일로 3분정도 답장이 늦을 경우 화를 내더라구요. 일상 생활에서 핸드폰만 쥐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이 문제로 정말 많이 싸웠고 너무 극심하게 화를 내니 내가 이상한건가 라는 생각 까지 하게 되더군요. 결국 미안하다고 말하고 남자 친구의 카톡에만 알림을 해놓는 걸로 꼬박 꼬박 답장을 해줬습니다.
그렇게 원만 하게 지내는가 싶었는데 사귄지 3개월만에 집에 인사를 가자고 하더라구요. 물론 이 사람과 결혼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급한것 같아 조금 더 만나보고 인사 가는게 어떻겠냐 라고 말했더니. 넌 나에대한 확신이 없냐고 화를 내더라구요. 그런거 아니라고 말하고 뒤로 미루기로 했지요. 이때 부터 였을까요. 나는 결혼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저 집에 인사하자는건데 뭐가 그렇게 어렵냐는 말로 자주 회자 되고 싸우게 되었어요. 솔직히 나이차에서 이미 보수적인 부모님은 화내실게 뻔했고 결혼을 말할게 아니면 인사도 무의미 했습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떠나 그저 헤어지라고 하셨겠죠. 부모님은 학벌과 직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의지대로 저는 특목고에 명문대를 졸업 했습니다. 남동생은 의대에 다니고 있었구요. 그런 부모님의 판단 잣대로 보면 남자 친구는 지방대를 나온 나이 많은 사람에 불과했겠죠. 하지만 저는 학벌을 따지는 사람도 아니었기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학벌이 중요하진 않았습니다. 결국 부모님한테 심한 말까지 들어가면서 설득 했습니다. 하지만
저한텐 그의 재산도 학벌도 문제가 아니라 매번 싸움의 양상이었습니다. 그닥 저는 불편한 것이 있어도 싸우거나 불편해 지는 것이 싫어 말을 안하는 편이었습니다. 역으로 남자친구는 불편한게 생기면 바로 바로 말하는 편이었구요. 니 말의 어떤 맥락이 굉장히 거슬린다. 너무, 굉장히, 같은 강조어나 제가 쓰는 단어 하나 하나에 집착하며 지적했습니다. 어느 순간 내 모든 것이 불만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도 몇번 싸울 때 마다 둘다 원인이 있어 싸우는 것이었을텐데, 항상 너가 잘못했지? 미안하다고 말해. 로 결론이 나더라구요. 그런 상황에 저도 속상했던 부분을 말하면 그 얘길 다 지나고 왜 지금 얘기 하니? 라고 하며 더욱 화를 내더라구요.
그냥 조곤 조곤 말해도 될것을 꼭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는 우는 저에게 꼴보기 싫다고 울지말고 말하라고 하더라구요. 매번 화를 받기만 제 입장에서는 너무 속이 답답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부분하나 인정 되는 것이 없고 다 부정당하니 점점 자존감 조차 떨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대체 나의 어디가 좋은 걸까 ?
그가 원하는건 제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에 선호도에모든 것을 맞춰주는 여자가 필요 했던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으면 화가 나는것이지요.
의견을 말하면 자주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날 이겨 먹고 싶은거냐고. 어딜 기어 오르려고 하냐고. 하하..... 아니라고 얘기 하면 니가 다 옳다는 거냐는 말만 돌아 오더라구요. 걱정해주는 말에 무조건 자기편은 안들고 니네 동업자 편 드니까 좋냐는 말만 들었습니다. 제 전문 분야라 이렇데 - 라고 설명해준 상황에 어떻게 저런 결론이 나올 수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눈 앞에 같이 앉아 있어도 이렇게 공기랑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너무 좋아해서 부모님 마음 찢어 지는 것까지 설득 했는데..... 이제 와서 무르기도 참 상황이 우습네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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