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이야기〃[실화]창문 틈 사이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 안이...
하지만 다 큰 성인이 되어서도 두려운 마음에 기피하게되던 그 골목길.
초등학교에 다닐 시절이었어요.
단짝이기도 하고 집도 같은 방향이라 매번 같이 귀가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딱 일주일간은 저 혼자 집에 가던때가 있었죠.
당시에 학예회 같은 행사에 그 친구가 수화를 하기로 했나봐요.
왜 그거 있잖아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사람' 노래에 맞춰 수화배운 아이들이 무대에서 흰 면장갑끼고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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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이 비오는 날은 아니었지만, 마치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그런 흐린날씨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늦은 오후, 가방 어깨 끈을 양 손으로 잡고 별생각 없이 혼자 귀가하고 있었죠.
여느때처럼 그 녀석과 처음 발견한, 모험가라도 된 것 마냥 매일 같이 다니던 매우 협소한 지름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날은..... 이상하리만치 걷는동안 지나가는 사람 하나없고, 당시에 흔히 들리던 귀뚜라미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그저 고요함으로 가득한 골목만이 제 눈앞에 펼쳐지더군요.
정말 익숙한 곳인데.. 분명 어제도 지나가던 곳인데..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고 귀에는 공기가 찬것처럼 멍해졌습니다.
잿빛 하늘아래 나를 제외한 모든 세상이 죽은 것 처럼 느껴질 정도 였으니까요.
그러나 그 낯설음이 공포나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것은 아닙니다.
아, 제가 왜 굳이 이 말을 꺼냈냐구요?
그날 처음으로 귀신을 본 것 같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귀신이라고 생각되는...
이 세상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그 무엇.'
절대로 무서운 분위기에 휩싸여서 또는 그런 기분에 헛것을 봤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당시의 숙연했던 감정을 따로 말씀드려봅니다.
해떨어지기 직전이기는 하지만 아직 오후였으니까요.
그렇게 발걸음은 조금씩 조금씩 더 좁아지는 골목길로 향했고, 그 협소함이 절정인 부분은 성인 남성 한사람이 지나가기도 힘든 부분이 있는데
그 구간을 지날때였습니다.
정말 아무생각 없다가 급속도로 등줄기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고, 서늘함이 싸늘함으로 변하는 그 느낌은 난생 처음 겪는 기분이라 깜짝놀라서는 재빨리 뒤를 돌아보게 되었죠,
여전히 텅빈 골목길.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는 콘크리트 벽면에 조그만, 아주.. 조그마한 창문으로 시선이 향하게 되더군요,
그 집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던 폐가라고 들었는데 너무나 외진 곳이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아무튼 그 창문은 딱 접시크기 만한 크기인데다가 빛이 들어오지 않아 안을 들여보아도 내부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무슨생각으로 그랬는지, 왜 그런 호기심이 들었는지, 그 창문안으로 고개를 넣어 안을 제대로 한번 보고싶은 마음에 다시 뒤로 걸어갔지만 키가 닿지않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협소한 벽을 작고 가벼운 몸을 이용해 한쪽벽은 등으로 한쪽벽은 팔다리로 밀며
어떻게든 올라가서 얼굴을 들이밀수 있게 됐습니다.
와.. 그런데 정말 한치 앞도 안보이더군요.
냄새로 느껴지는 것은 곰팡이 냄새... 오래된 집의 시멘트 냄새...
아직도 생생히 생각납니다.
뒤이어... 내 코에 무언가 닿아있는.. 얼음같이 차가운 그 무엇...
이 느껴지자마자 고개를 황급히 빼려고하는데 그게...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내 뒷목을 휘감고있는 듯한 느낌때문에...
서서히 뒤로.. 뒤로.. 가는순간에도 코끝의 느낌은 가시지 않았고 암흑이 걷혀질때쯤,
내 눈앞에는 믿기지 않는 형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름아닌 여자의 얼굴이었죠.
너무나도 길고 창백한 여자의 얼굴.
양쪽으로 한없이 째진 눈꺼풀 사이로 매마르고 건조한 누렇게 뜬 동공은 반쯤 힘이 풀린상태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맞아요.
제 코 끝에 닿아있던건 그 여자의 코 끝이었습니다.
고개를 계속 뒤로 빼는 순간에도 그 여자도 딱 붙어서 따라오던 것이었죠.
그때서야 소리를 양껏 질러대며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고, 때문에 벽에서 툭 떨어졌는데 고개를 최대한 젖혀 아까의 창문을 올려다 보았을때는
그 여자의 목이 고무줄 마냥 추욱 늘어지며 천천히 머리가 떨어지고 있는 모습.
여기까지 보고는, 저는 무릎에 피가나는것도 모르고 정말 죽어라 달렸습니다.
네..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인데요.
현재까지 십수년동안 그 골목길을 한번도 안가본것은 아니지만, 술에 취해 그 곳을 지나가면서 술김에 나는 용기로 슬쩍 본적이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람얼굴하나 딱 들어갈만한 크기의 그 창문은, 나무판자로 막혀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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