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여자이고 남자친구는 30살 초반입니다.
저희는 1년 정도 장거리 연애를 했으며 주말에만 만났습니다.
성격, 취미생활 등 여러 가지가 잘 맞았고 서로 알콩달콩 연애를 했습니다.
그리고 둘 다 결혼 생각이 있어서 올해 상견례를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버섯'이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지난주 제가 아는 버섯 샤부샤부 요리점이 있었습니다.
오빠가 야근이 잦고 요즘 힘들어 보여서 원기 보충해줄 꼄 갔어요.
버섯으로 우려낸 육수에 샤부샤부용 고기와 함께 다양한 버섯을 데쳐먹는 식의 음식점이었습니다.
새송이, 느타리, 표고, 능이, 팽이, 목이, 송로버섯 등등 8~10가지 종류의 버섯이 있었어요.
그런데.. 음식점 문을 열자마자 오빠가 입으로 코를 막으면서 얼굴을 찡그리는 것입니다.
오빠: 아... (손으로 코랑 입 가리면서) 여기 뭐야?
나: 응? 오빠 왜 그래? 어디 아파?
오빠: 아 버섯 냄새.
나: 응! 여기 정말 맛있어. 그리고 오빠 요즘 속이 허하다고 해서 내가 찾았어, 여기 버섯 먹으면 몸에 좋데
오빠: ㅇㅇ아, 일단 나가자
나: 응?? 예약했는데 (이상한 낌새를 차린 저는 오빠를 따라 나갔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오빠는 '버섯 알레르기'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는 버섯 알레르기가 있어 냄새에 많이 예민하고 먹으면 중독에 걸려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그것을 모르고 먹이는 바람에 응급실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데 저는 다릅니다. 저는 하루에 팽이버섯 500원짜리 아시죠? 그거 프라이팬에 볶아서 아침/저
녁에 먹습니다. 밥은 안 먹어도 버섯을 죽으라고 먹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저 키우실 때 저는
밥은 굶어도 버섯을 그렇게 먹었다고 하시네요.
일단은 오빠에게 사과를 했고 그동안 데이트 장소를 생각해 봤습니다.
사실 장거리 연애라서 주말에 1번 외식합니다.
주로 김밥/치킨/설렁탕/감자탕/냉면/빵 등등 생각해 보니 진짜 버섯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만 먹었
더라고요.
오빠가 장난치면서 ~~ㅇㅇ아~~ 우리 결혼하면 나 살아야 되니까 버섯 끊어주세요~~라고 하는
데...... 그렇다고 오빠를 위해서 버섯을 평생 안 먹으면 제가 스트레스 받을 거 같고.. 냄새난다고
저 혼자 화장실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먹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 다음날 오빠에게 나는 버섯 정말 좋아한다.. 설명하니까..
오빠: ㅇㅇ아 우리가 결혼을 하면 이제 부부인데 ㅇㅇ이가 배려해야 될 부분 아닐까?
나: 아 그렇기는 한데, 나는 몰랐어 오빠 알레르기 심한지.
오빠: 그럼 이건 현실적인 이야기인데, 같이 사는 데 ㅇㅇ이가 한 버섯때문에 응급실 갈 수 도 있잖아. ㅇㅇ이가 알레르기가 없어서 오빠를 공감 못 하는 거 이해하는데 오빠 배려해야 오빠가 생명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일단 생각 좀 해보자
오빠: 그래 나도 생각 좀 해볼게
이렇게까지 대화를 하고 지금 연락을 안 한지 3일째입니다.
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서요.
저는 오빠랑 결혼 생각이 있는데 이게 가능할까요?
그 말로만 듣던 식습관(?)..제가 경험하게 될 줄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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