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종교문제로 죽을 것 같아요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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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19살된 학생입니다. 먼저 방탈 정말 죄송해요. 부모님들의 입장을 들어보고싶어서요. 길어도 한 번만 읽어주세요. 죽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저희집안은 정말 독실한 기독교집안입니다. 할머니, 작은아빠가 목사님이시구요 아빠는 판교?에 있는 큰 교회 성가대 지휘자, 엄마는 집 근처 할머니 교회의 집사?세요 저도 할머니 교회에 다니구요. 억지로..

 

집안에 목사님이 두분이나 계신건 정말 자랑스러워요. 종교는 자유니깐 엄마아빠가 뭘 믿든 상관 안하구요. 근데 문제는 저한테 강요를 한다는거에요..

 

전 엄마뱃속에있을때부터 교회를 다녔구요, 태어나자마자 얼마 안돼 유아세례를 받았어요. 유아세례가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가 아이를 하나님께 바치고 하나님의 가정 안에서 잘 키우겠다는 그런 의식?이래요. 그러니까 아기인 저의 선택권은 없는거죠. 뭐....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는 불만없이 교회를 다녔어요. 아무 생각이 없었죠. 어린애가 무슨 생각이 있고 얼마나 신앙심이 있어서 교회를 다니겠나요. 그냥 엄마가 오라고하니깐 가는거죠.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인가요.. 교회를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일요일 아침에 졸려죽겠는데 꾸역꾸역 교회가겠다고 일어나는것도 정말 싫었고, 친구들과 일요일에는 놀지 못한다는것도 싫었고, 가봤자 재미도 없고 설교는 무슨소린지도 모르겠는데 가서 앉아있는게 싫었어요. 졸면 혼나고...... 그래서 처음으로 가기싫다고 했고, 크게 혼났어요. 그후로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제 머릿속에는 '교회를 거부하는 것은 부모님을 거부하는 것이므로 엄청난 죄'라는 인식이 박혀서 싫어도 억지로 나갔어요.

 

중학교 들어가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니깐 논리적으로 교회를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아빠한테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나 아빠는 논리가 통하지 않아요. 자기만의 논리가 있거든요.

그 논리란

 

1.자식은 부모에게 무조건 순종해야한다.

2.모태신앙에 집안에 목사가 둘이다. 너에겐 선택권이 없다. 하나님이 너를 선택하셨다.

3.기독교를 거부하면 우리는 너에게 그 어떤 혜택도 줄 수 없다.(의식주)

4.(제가 종교의 자유를 언급했을 때) 종교의 자유라는 법이 있지만 부모는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널 교회에 나가지 않도록 방치한다면 그것 또한 죄다.

 

이 네 가지 논리로 제 의견은 항상 묵살되었어요. 그래서 전 지금은 아니지만 그땐 정말.. 기독교 자체를 혐오하게됐어요. 교회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그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고, 설교하시는 할머니가 악마처럼 보였어요. 제가 그 때 너무 심심해서 설교말씀 필기하는 척 하면서 노트에 낙서를 했는데 며칠 전 방정리를 하다가 그 노트를 발견했거든요. 경악했어요. 할머니께 씨x년이니 악마새x니 하며 입에 담지 못할 말을 그 어린나이에 노트에 빼곡히 적어놨더라구요. 제생각엔 정신병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빠랑 교회 문제로 토론아닌 토론을 벌이고 나면 죽고싶고 허무하고 그랬어요. 교회가 뭐라고 그 어린 제가 죽고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교회 천장에 목을매고 자살하면 엄마아빠가 후회할까 이런 싸이코같은 생각까지 했고 자해도 참 많이 했네요.. 지금도 손목에는 흉터가 가득해요. 그리고 스트레스와 반항심에 손을 댄 담배는 지금까지 끊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많이 후회하구요.. 그리고 안나가면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지 않겠다니 나갈수밖에 없었어요. 또, 안나가면 맞았거든요. 20살 성인이 되는 그 순간만 기다리며 꾸역꾸역 나갔습니다.

 

근데 고등학교 2학년때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저희집이 그 때 진돗개를 키우고 있었거든요. 진돗개는 집에서 대소변을 안봐요. 꼭 하루 세 번 아침점심저녁마다 산책을 나가줘야해요. 그래서 일요일 아침엔 다른 가족들은 새벽같이 교회에 나가고 전 오전예배를 나가야해서 제가 산책을 나가야 했어요. 그런데 산책을 하다가 개가 갑자기 앞으로 돌진해서 제가 넘어져 발목을 접질렀어요. 한 번 뼈에 금이 갔던 쪽 발목이라 정말 너무아파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옴짝달싹못하고 있었거든요. 그 때가 아마 10시 30분쯤이었을거에요. 예배는 11시 시작이고, 적어도 10시 50분에는 집에서 출발해야했어요.

 

그런데 그사단이 났고, 전 10분정도 바닥에 앉아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운동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저를 부축해 집까지 데려다주셨고, 그렇게 겨우겨우 집에 가서 또 아픈 발목 부여잡고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리다 정신을 차리고 시간을 보니 이미 예배가 시작할 11시가 훌쩍 지나 거의 끝날 시간에 다다르고 있었어요. 혼날 생각에 사색이 돼서 아픈 것도 잊고 절뚝거리면서 교회로 갔더니 예배가 끝나있었어요. 엄마는 싸늘한 표정으로 절 투명인간취급했고, 집으로 돌아와 방에서 가만히 있었는데 교회에서 돌아오신 아빠가 저를 불러앉히더니 혼내셨어요.

 

전 순간 울컥해서 아빠는 딸 발목 다친건 안보이고 교회 안나간것만 보이냐. 내가 아예 안 간 것도 아니고 아픈 발목으로 결국 갔다. 이렇게 말대답했더니 버르장머리없다며 그때부터 절 개패듯 팼어요. 전 맞다가 이대로 있으면 죽겠다 싶어서 본능적으로 손을 휘적이다가 옆에 있던 청소기가 손에 닿았고, 정말, 그걸로 뭘 어떻게 하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청소기를 집어들었어요.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아빠가 그걸 보고 더 화나셔서 제 턱을 갈기셨고, 턱이 돌아간 것만 같았어요. 너무 아프고 계속 맞다가 어떻게 되겠다 싶어 맨발로 뛰쳐나와 공중전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친구가 절 데리고 친구 집으로 가서 그렇게 친구들 집을 전전하며 일주일가량 집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 때 맞은 눈과 코 주변, 턱에는 멍이 들었었어요.

 

그러다가 저때문에 고생하는 친구들에게도 미안하고, 친구들 집에 너무 민폐인 것 같아서 집에 들어가 또 맞으면서 그냥 싹싹 빌었어요. 별 수 있나요. 아직 부모의 양육이 필요한 17살짜리 학생인데.. 그후로 또 그냥 얌전히 교회를 다녔어요. 끔찍했지만 참고 또 참았어요. 그러다 제가 작년에 취업을 하게 됐고, 돈을 버니 독립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현재 전 19살이고, 아직 미성년자이지만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물론 교회는 여전히 나가구요.

최근에는 직장생활하다보니 너무 피곤해서 교회에 가는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아빠한테 교회에 안나가겠다고 말했더니 아빠가 또 왜그러냐며 이젠 화도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무시해요.

 

그래서 제가 붙잡고 진지하게 나 정말 힘들다. 지금까지 내가 교회를 몇년을 다녔는데 아직까지도 믿음이 생기지 않는 거 보면 모르겠냐. 무작정 나간다고 다 해결되는게 아니다.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 그랬더니 아빠는 제가 아빠의 신앙을 물려받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거래요. 그래서 제가 부정당해야하는게 맞는거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방법인데 진작에 부정당했어야했다고 하니 때리지는 않고 절 노려보며 못돼쳐먹은년이래요. 전 이럴때마다 제가 참.. 천하의 패륜아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뭘 얼마나 잘못한 걸까요 제가...

 

저번주 일요일.. 며칠 전이네요. 교회에 가서 예배가 끝난 후 할머니께 이제 직장생활때문에 교회 못나올것같다고 말씀드리고 나와버렸어요. 엄마는 그걸 그대로 아빠한테 말했고, 아빠는 노발대발하며 이 무슨 버르장머리냐며 경우가 없어도 유분수지 통보가 웬말이냐며...... 난리에 난리를 피우시고 다시 할머니 뵙고 사과드리고 제대로 상의드리래요.

 

그래서 제가 상의드려서 할머니가 허락하시면 아빠도 암말 말고 허락하는거냐고.. 했더니 무슨소리냐고 아빠랑도 다시 얘기해야한대요. 분명 허락은 개뿔 안맞으면 다행이게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저번주인가부터 계속 눈물이나고 가만히있는데도 숨이 턱 막히고.. 혼자 있으면 자해를 해요. 한동안 안했는데.... 그래서 다음달에 정신병원에 가볼 생각이에요.. 물론 부모님은 모르시게요.

 

정말 죽고싶고 또 죽을것같아요.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교회 하나 안나가겠다는데 솔직히 애초에 말씀드리고 허락을 받고 안나가야한다는 것도 웃기고 또 아빠 말 듣다보면 천하의 못돼쳐먹은 패륜아인 것 같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어떻게 해야 옳은걸까요? 제가 정말 못된건가요?

 

아.. 독립은 씨알도 안먹혀요. 절대 못나간다고 나가면 경찰에 가출신고할거라고 하세요.




 댓글




 추가글

또 한 번 방탈 죄송합니다.

 

깜짝 놀랐어요..... 어제 제가 마지막으로 댓글 봤을 땐 댓글이 8갠가? 달려있었는데.... 내가쓴글에 갑자기 댓글이 이백 몇 개..... 하나하나 다 읽어봤구요 제일 많은 댓글이 사이비 아니냐고..

대한예수교장로회에 속해있는 아주 정상적인 교회입니다.

 

그리고 20살 되자마자 집 나올 생각이에요. 그런데 한 가지 찝찝한게 제가 저번에 다투다가 20살되자마자 이 집구석 나가버릴거라고 그 때 나 찾지 말라고... 그랬거든요. 말하지 말았어야하는데 감정이 격해져서 말해버렸어요. 그랬더니 아빠가 같잖다는 듯 웃으시며 자기한테 다 방법이 있대요.

그래서 제가 무슨방법? 들어와서 눌러앉게? 주소도 안알려줄거고, 회사든 집이든 찾아오면 신고할거야. 성인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했더니 아빠가 그런 뻔한 방법 안쓴다고..다 생각해놓은 게 있다고....그러면서 웃는데 진짜 소름돋아서...... 그냥 겁주는거겠죠?

 

음..또, 할머니 찾아뵙고 말씀드렸어요. 세시간동안 얘기 나누는데, 교회문제부터 시작해서 갑자기 인생얘기가 나오더니 제가 상고나와서 지금 회사다니고있는거거든요.... 대학가야된다는 얘기까지 오만 얘기가 나오다가 결론은 제가 이겼습니다. 하긴, 이긴 것도 아니죠. 할머니는 애초에 강요하실 생각이 없으셨어요. 그저 조용히 뒤에서 저를 위해 기도하시겠대요. 그렇죠 이게 정상 아닌가요?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한 번 더 저희 부모님이 비정상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빠랑은.. 요즘 아빠가 지방에 가계셔서 아직 얘기는 못했지만 언젠간 하겠죠. 어떻게 되든 이젠 맞는 한이 있어도 교회는 안 갈 거에요. 때리면 신고하려구요. 이제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였는데 댓글보고 눈물이나서 급하게 화장실가서 펑펑 울고왔어요.

음..눈물이 왜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가 맞고 부모님이 틀린 거라는 거에 안도?한 것 같아요. 또, 진작에 이럴 껄...하는 생각과 얼굴도 모르는 이 사람들마저 이렇게나 나를 옹호하는데 정작 내 편이어야 할 우리 부모님은 뭐지? 하는 생각들... 여러가지가 겹쳐 팡 하고 터진 것 같네요.

감사해요.

 

아무튼 제가 뭐라고 이런 추가글까지 쓰는지..ㅋㅋㅋ 휴.... 이제 19년간 이어왔던 지독한 교회와 의 연을 끊는다고 생각하니 참 감격스러워요. 시원섭섭? 섭섭은 커녕 너무너무 행복하네요. 감옥에서 나온 기분이에요. 또 한편으로는 허무하기도 하고 그냥 웃기네요.

따지고보면 이게 그렇게 난리칠문제인가요? 고작 종교 하나 믿고 안믿고 내맘대로 하겠다는데.. 같잖고 우스워요.ㅋㅋㅋㅋㅋ

 

제 글 읽어주시고 댓글로 위로와 조언 해주신 모든 분들 한 번 더 감사합니다. 또 저와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도 꽤 많이 보이셨는데, 힘내세요. 제가 뭐라 위로드릴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아 맞다 제가 교회와 하나님을 혐오하게 된 데 크게 한 몫 했던 저희 아빠 어록이 있는데요..

 

1.

나:아빤 내가 교회가다가 교통사고당해서 죽어도 하나님 뜻이라고 하겠네?

아빠:당연하지 모든 일은 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

나:.....

 

2.

나:그럼 조두순도 진심으로 회개하면 천국가?

아빠:회개하면 천국가겠지라는 마음을 먹고 회개하는 건 회개라고 할 수 없지만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한다면 천국가.

나:.......

 

3.

나:그럼 이순신장군님이나 세종대왕같은분들은 지옥갔겠네?

아빠:응. 하나님을 믿지 않았으니까.

나:.....................

 

 

 

 

말고도 꽤 많은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 진짜 노답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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